마~니 마~니

Tory&Mani's St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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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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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想] 한 두번 장사하고 말 사람 앞에 바보되기.
싼 가격으로 손님을 유인해 비싼 상품을 들이미는 행위를 싫어한다.
좀 더 싼 가격을 찾아 헤매는 입장도 그리 기분 유쾌하지 만은 않은데 비싼 제품을 권유받고, 그걸 해야만 하는 기분은 불쾌하기 까지 하다.
두번 속는 기분. 손님을 바보로 만드는 행위가 싫다.

오늘 내가 그런 바보가 되었다.
벼르고 별러서 새치머리를 염색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고 있던 중 골목 안 작은 미용실을 지나치게 되었다. 두 명의 점원, 그리고 손님 둘.. 썰렁하길래 그냥 지나치려는 순간, 내 눈안에 들어온 입간판의 내용. '염색, 파마, 매직 모두 2만원'.

그 동안 속 내용은 별거 없으면서 이름 값 때문에 거품 가격이 붙은 집들 많이 봐와서 오히려 이런데가 숨어있는 보석, 제대로 실력발휘하면서 받을 만큼만 받는 곳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미장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래도 확인을 위해 "염색 하려고 하는데 얼마예요?" 했더니, 손님 머리를 손질하던 점원이 "손님 조금 기다리셔야 하는데, 잠깐 거기 먼저 앉아계세요." 하는 거였다. (그 것 부터가 작전이었다. 가격을 제대로 말 안해주고 말 돌리는...) 남자손님 머리 하나 깎는데 뭔 시간이 그렇게 걸리는지, 30분 이상 기다리고 (손이 그렇게 느려서야 어떻하나..) 그제서야 자리에 앉으니, 그 때부터 설명 들어간다.

점원 : 기본 염색은 2만원인데, 웰라나 로레알로 하면 5만원이에요.
나    : (윽, 또 당했다. 그 뻔한 레파토리에 이번만큼은 넘어가지 말고 꿋꿋하게 2만원짜리로 하자)
점원 :  그런데 손님은 새치머리 염색할 부분이 많지 않으니까 만원 DC해서 4만원에 해드릴께요.
나    : (선심 쓰는듯 하네.) (쭈뼛쭈뼛 거리며..) 2만원짜리도 뭐 괜찮을 것 같은데요...
점원 : 아니요. 손님처럼 새치때문에 자주 염색하셔야 하는 분들은 확실히 차이가 나죠. 머리결이 달라요. 좋은걸로 하셔야 해요.
나    : 네..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목소리 점점 기어들어감)

결국 처음 생각 처럼 2만원 짜리를 고집하지 못했다.
점원이 저런식으로 나오면, 이미 2만원짜리는 가치가 없는 상품이 되어버려, 서비스를 대충대충 해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제대로 염색이 안되거나 했다면, "거봐요. 그러니까 5만원짜리 하시라니까.." 하면서 싼 걸 선택한 나를 탓할것만 같았고, 제대로 머리가 안되었어도 "그래. 난 2만원짜리 했으니까 뭐라 할말은 없지. 잘할려면 5만원짜리 했어야지.."라는 자조를 할것만 같았다.

나는 이런 순간에 강하게 눈 부릅뜨고 대항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온순한건지, 바보같은건지...
또한 그런 손님을 용케도 가려내는 점원들의 관상실력도 놀랍다.
나 다음으로 들어온 손님은 조금 매섭게 생겼는데, 들어오자 마자 2만원 맞냐고 확인도장 부터 찍고 들어오는 스타일이었다. 머리가 긴데 기장 추가가 있냐고 묻자, 점원은 기장 추가는 없다고 했고, 옆에서 들리는 대화내용으로는 그 손님도 추가 요금을 내긴 내는 것 같았다. 기본 2만원에 만 5천원을 추가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무슨 내용으로 추가하는 지는 모르겠다.

그 사람도 2만원 보다는 더 냈지만 어쨌든 나보다 머리는 4배 이상이나 길면서 나보다 5천원을 더 싸게 한 셈이다.
그리고 또 그 다음에 온 손님은 청각장애가 있는 듯, 핸드폰에 문자를 찍어 의사를 전달하는데... 점원과 몇차례 문자대화를 나눈 후, 점원이 "저희 비싼거 아니에요. 다른데 보다 저렴해요.."하는 말을 했다.
문자로 무슨말이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2만원을 예상하고 들어왔다가 그 보다 더 부르는 가격에 그 손님이 비싸다는 말을 한게 아닌가 싶다.

매장 안에 따로 붙어 있는 가격표를 보니, 염색이 3만원~5만원 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여기는 손님 관상 봐가며 속아넘어가기 좋은 사람은 5만원 부르고, 깐깐한 사람은 그냥 2만원에 해주고 그러나 보다.

장사 안되는 뒷골목에 있는 업주로서 고육책으로 내놓은 방안이겠고, 그 간판을 보고 들어오는 손님들 때문에 기분 좋겠지만, 정말 장사 한 두번 할 것도 아니고 그런식으로 손님을 우롱하면서 도대체 얼마나 대성할려고 하는지.. 참 안되고 불쌍해 보였다.

* 이런 순간에 아무말도 못하는 내가 바보 같이 느껴지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에휴 그거 단돈 1~2만원 때문에 아웅다웅 하는 것도 화를 자초하는 거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자... 라고 생각하며 매번 그냥 속아준다. 그런데 집에 와서도 그 일 때문에 내내 불쾌해서 화가 나니.. 결국 나는 바보도 되고, 속으로 화도 쌓이고...나쁜것을 일석이조로 얻는 아주 안좋은 상황이 되고 만다. 에휴.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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