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 마~니

Tory&Mani's St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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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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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happyma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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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想] 꿈과 징조의 암시
워낙 기록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벼라별 것을 다 기록하는 습관이 있어서
때로는 내가 너무 찌질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예전에 모 케이블TV방송국에서 근무할때, 같은 부서에 있는 한 여자 선배가
자신의 다이어리에 그 날 그날 타인의 대화와 행동에 대해 꼼꼼히 기록해 놓은 것을 본 적이 있었다. 누가 자신에게 뭐라 했는지, 자신이 무엇을 목격했는지, 또 어떤 사람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를 날짜와 시간, 인물,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적어 놓은 그 메모들을 우연히 발견한 동료들은, 그녀가 일종의 피해의식이 있는게 아닐까 수근대기도 했었다. 사실 그녀는 우리 사무실 내에서 독특한 성격과 취향으로 이미 타인들로 부터 따돌림 아닌 따돌림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워낙 꿀리지 않는 뛰어난 실력때문에 큰 소리 치는 인간이어서, 본인 자신은 따돌림 당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그런데 지금 내가 그녀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 벼라별 것의 기록이라니...
하지만 그녀는 그런 기록들을 통해, 언젠가 자신이 궁지에 몰렸을 때 무언가 증거가 될만한 조각들을 갖고 있기 위해 끊임없이 기록을 한것이었고, 물론 나는 그 어떤 피해의식에 의한 기록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말해둔다. 다른 이유에서긴 하지만 하여간, 이런 기록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볼때면 언제나 그 선배가 생각나곤 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기록을 하는가..

내가 기록을 하는 첫째 이유는 건망증 때문이다.
아마도 첫째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였을 것이다.
그 때부터 몸에 여러가지 이상 기운이 나타나더니
그 중 하나로 건망증도 급속도로 쇠퇴해가는것이다.
일주일 전의 일은 둘째치고 당장 오늘 아침에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머리속에 되뇌었던 일들도
어느순간이면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다.
이런 건망증에는 메모가 특효다. 무조건 적어야 한다.

두번째 이유는.. 기록을 하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는 경우가 있다.
사방 팔방 흩어져 있던 나의 생각들이 하나로 정리되는 기분이다.
요즘에는 인터넷등을 통해 수 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이다 보니 그 것을 내 것으로 소화하기도 어렵거니와
그 것을 다 소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정신은 더 산만해져만 가는데
그나마 기록이라는 걸 해서 생각의 가닥을 잡을 수 있는 것 같다.

세번째는 추억과 사건의 보관이다.
이건 첫번째 이유인 건망증과 유사한 이유이긴 하지만,
더 먼 과거의 일들을 보관하고 싶은 욕망에서 발현된거라는 점에서 다르다.

네번째 이유는 내 생각이나 행동의 일부분이 아닌
전체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이를 통해 일종의 통계를 도출해 낼 수도 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일과 사건들을 기록해 나가다 보면
나무 하나가 아닌 숲이 보이는 경우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음.. 글이 모호해 지는데...

아무튼 서론이 쓸데없이 길었지만,
지금부터 내가 하고자 하는 <꿈과 징조의 암시>에 관한 글이 바로 네번째 이유에서 쓰기 시작한 글이다.

나는 꿈과 징조, 예감등을 상당히 믿는 편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천사들의 제국>에 보면,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그를 보호하는 수호천사가 한명씩 붙어있다.
우리가 수호천사를 볼 수 있거나 그들이 직접적으로 우리의 행동을 바꿔놓을수는 없지만
우리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있다.
그 수단 다섯가지는
첫째는 직감, 둘째는  꿈, 셋째는 징표, 넷째는 영매, 다섯째는 고양이 이다.
만들어낸 이야기 이긴 하지만 이 부분에 상당히 공감한다.
내 꿈은 내가 생각하기에 상당히 들어맞는 편이고, 징표나 암시들을 잘 캐취하는 편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상당히 잘 들어맞는 다는 것은 항상 현실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짜맞추기 식으로 맞춰진 부분도 없지않지만, 현실의 사건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내가 미리 알아차린다면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 이유는 없지 않은가. 왕꽃천사님이나 되야지.

하여간, 그런 몇번의 기가막힌 맞춤의 경험을 하고 나서
아.. 나의 꿈이나 징표들을 그때 그때 기록해 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은 예전 어렸을 때도 했던 생각인데, 꿈은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 기억률이 가장 높으니 만큼, 자기 전에 머리맡에 공책을 준비해 두고 잠에서 깨면 곧바로 생각나는 대로 꿈의 내용을 적어넣자는 생각까지 한적이 있다.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도 해서 서너차례 그런걸 하다가 그만두었다. ^^)
꿈이나 징표를 적어 두었다가, 몇일 간격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을 관찰하면
꿈,징표와 사건의 연관성이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언제나 나의 계획은 용두사미격이라 그게 오래가지는 않아서 몇건 못썼지만
게중에 썩 잘 들어맞는 것이 여러건 있었다.
예를들면, 시험날 아침 집을 나서면서 만난 뜻밖의 징표 때문에 합격하리라 예상했는데
막상 시험에서 실수를 많이해 마음이 불안했었지만, 결국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올라있었던 점이나, 꿈에서 손을 다친듯 불편하게 팔을 들고 있는 남자를 보았는데, 그로부터 몇일 후 Tory가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던 일이나, Tory의 중요한 시험날, 사무실에서 커피잔을 깨뜨린 일(한번도 그런일이 없었는데 하필 그날)이 있었는데 시험의 결과가 안좋았다던지.. 뭐 그정도로만 얘기하겠다.

그런 여러가지 기록을 하다가 중도에 그만 두었는데
(일부러 그만둔건 아니고, 바쁘다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내가 무슨 꿈을 꾸는지도 모르게 피곤하게 잠뜰때가 많으니까..)
최근에 다시 그 기록을 쓰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이건 정말 놀랄만한 징표의 사건이라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결국 이 사건이 내가 이 글을 쓰게된 동기이다.)

나는 최근에 중식조리사자격증 시험을 봐서 다행히 자격증을 따는데 성공했다.
1차때 실패하고, 두번에 걸친 도전끝의 성공이었다.
1차때는 별다른 징조도 없었고, 이상하게 손과 마음이 너무 많이 떨려 실수를 연발했기에
합격에 대한 기대를 별로 안했는데, 그래선지 불합격을 했다.
2차때는, 두번째 라는 경험상 마음이 덜 떨린것도 있었지만
시험보러 가는 날 여러가지 뜻밖의 징표들을 만났기 때문에 합격을 기분좋게 예상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딱딱 들어맞는 징표들이었다.

1. 첫 눈이 오다.
이것은 처음 한식조리사 시험을 보던 날 나에게 합격을 안겨준 징표 중 하나로,
중식시험 보는날도 눈이 오니 감이 좋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2. 아주 오랫만에 한 선배로 부터 문자메세지를 받다.
오랫동안 연락을 못하고 있던 선배로 부터 첫눈이 온다고, 잘 지내느냐고 문자를 받았다.
마침 시험보기 위해 열심히 눈을 맞으며 걸어가고있던 와중에 받은 메세지인데다가
오랫만에 연락한 선배언니의 전화라서 기분이 유쾌했다.

3. 키친타올을 챙기지 못한 덕에, 중요한 정보를 준 한 사람을 만나다.
오 이런... 아주 중요한 준비물을 깜빡했다. 바로 키친타올..
정말 중요한 준비물인데, 내가 분명 챙긴다고 챙겼는데 빠뜨렸지 뭔가.
낯선 사람들에게 다가가 키친 타올 빌리는데.. 으.. 챙피하면서.. 당황되기도 하고..
시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급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나에게 키친타올을 기꺼이 빌려주기로 한, 한 아주머니가
내가 싸온 짐에서 "김발"을 보더니 왜 김발을 준비했느냐고 물었다.
"짜춘권"을 만들기 위해 챙겼다고 하니, "짜춘권"은 절대로 김발로 싸면 감점이라고 그냥 맨손으로 싸야 한다고 하는거다. 윽, 나는 김발로 싸는걸로 배웠는데..
그 아주머니는 시험감독관 출신의 강사로 부터 배웠기 때문에 확실한 정보라며
나에게 아주 소중한 정보를 주었다.
이게 바로 키친타올을 안가져간 덕분에 얻은 정보이다.

4. 시험 메뉴로 "짜춘권"과 "깐풍기'가 나오다.
아니 이런.. 신은 나에게 행운의 화살을 이미 쏘았던가.
시험메뉴로 바로 그 "짜춘권"이 나온것이다.
대기실에서 나온 "짜춘권"얘기 때문에 책을 한번 더 볼 기회가 있었고(김발을 써야하는지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그래서 짜춘권은 그런대로 자신있는 메뉴였다.
게다가 김발을 쓰면 안된다는 그 절대절명의 정보를 전해준 이까지 있지 않은가..
또 다른 메뉴 "깐풍기"는 난이도가 쉬운 메뉴라서 무난히 만들 수 있었다.
아~~~ 짜춘권이여. 그게 시험메뉴로 나왔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5. 시간내 완수.
대부분 시험볼때, 시간에 촉박하게 쫓기다가 커튼이 닫히기 일보직전에 메뉴를 내기 일쑤였는데, 오늘은 어쩐일인지 시간이 남을 정도로 여유있게 요리를 만들었다.
내가 이런적이 있던가.

6. 일반칼을 챙기지 않았는데...
중식 요리는 커다란 네모짝 만한 중식칼을 필수로 챙겨야 한다.
그리고 일반 칼도 내가 챙겼어야 했는데, 일반칼은 시험장에 있을 줄 알고 칼을 챙기지 않았다. 시험 보기 전에 재료와 용구들을 점검하면서 칼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당황했다. 오이 돌려깍기나, 껍질까기 같은 것이 나오면 넙대대한 중식칼로는 절대 못할 뿐더러, 그걸 감독관에게 들키면 감점인데... 다행히 일반칼을 쓸 일이 없는 메뉴가 나왔다.
휴.. 십년 감수.

7. 독후감대회에서 당선되다.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나오는 길에 동사무소에서 연락이 왔다.
독후감대회를 주최했던 동사무소인데 내가 당선이 되었다고, 시상식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한것이다. 오 이런~~ 행운이. 왠지 감이 좋은걸...


이런 여러가지 징표들을 종합해서 난 합격을 예감했고
그 결과는 당연 합격으로 드러났다.

이 글을 다 읽은 분들은, 뭐 별로 시덥지도 않은 걸로 자기 맘대로 징표니 뭐니 삼아버린다고 한심한 사람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이런 징표맞추기가 나에게는 상당히 재미있다.
징표나 꿈등을 짜 맞추다 보면 나의 예감이 생기게 되고, 그 예감이 딱 들어맞는 경우를 접하면 그 신기함에 놀라는 스릴도 맛볼 수가 있다.
올해의 마지막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Tory는 항상 나에게 예감을 묻는다.
내 예감을 뒷받침 할 만한 몇가지 요소들이 있긴 한데 그게 잘 들어 맞는지는 나중에 알 수 있겠지.
음.. 과연 내 예감이 Tory의 시험결과와 들어맞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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